검색

대학생활

일반

2019학년도 졸업식 훈사 - 조성헌 총장

페이지 정보

  • 개신대학원대학교 2020.03.03

본문

참으로 기쁜 날입니다. 이 영광스러운 자리에 졸업을 맞이하는 70명의 자랑스러운 졸업생 한 분 한 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 계시지는 않지만 여러분들이 오늘 이 자리까지 올 수 있도록 함께 하며 격려해주신 가족, 친지, 그리고 교수님들과도 기쁨을 나누고 싶습니다. 함께 하나님 아버지께 큰 영광의 박수를 올려 드리겠습니다.

2020년이 밝았지만 우리는 여전히 2019년과 다릴 바 없이 불안하고 불확실한 시대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오늘 졸업식이 예상치도 못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조촐하게 치루어지게 되었습니다. 초등학교, 중고등학교 졸업식도 강당에서 모이지 않고, 각 반에서 진행되었다고 합니다. 부모님들도 학교 건물에 출입하지 못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고 학교 운동장에서 사진을 찍었다고 합니다. 오늘은 졸업장을 나누어 드릴 때도 예방차원에서 악수를 생략하게 됩니다. 한국도 국제사회도 바이러스의 빠른 확산을 염려하고 있습니다. 여기 계신 분들은 예방 조취를 잘 취하셔서 건강하시길 축복합니다. 사실 코로나 바이러스를 이겨내더라도 불안정한 미래는 여전합니다.

대학원을 다니셨고 졸업하실 정도면 대부분 책을 좋아하실 것입니다. 광화문 교보문고에는 1위를 지키고 있는 책이 있습니다. 이지성 작가의 8을 뜻하는 <에이트>라는 책입니다. 이 책은 인공지능에게 대체되지 않은 나를 만드는 법 여덟가지를 소개합니다.

현재 우리는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4차산업혁명을 겪고 있고 지금까지 선망의 대상이 되었던 의사, 교수, 변호사와 같은 화이트 칼라 전문직들은 25년 후면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고 합니다. 뿐만 아니라 지금 추세로 간다면 노동이 인공지능으로 대체되는 시대가 곧 온다고 합니다. 한국은 아직 피부로 느끼지 못하겠지만 선진국에선 이미 진행 중이라는 것입니다. 바둑 천재 이세돌을 인공지능이 이긴 것처럼 인간이 하는 대부분의 일들을 인공지능과 로봇이 더 잘 할 날이 멀지 않았다고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나보다도 다음 세대가 더욱 걱정됩니다. 제 미래도 조금 불안해지기도 합니다.

책을 흥미롭게 한숨에 다 읽으면서 설교학교수인 저에게 인상 깊었던 내용이 있었습니다. 미국 프린스턴신학대학원에서 한 실험을 했습니다. 설교학을 듣는 40명의 학생들에게 누가복음 10사마리아인의 비유에 대해서 설교하라고 했습니다. 신학생들은 별관의 한 강의실에 모여서 설교를 준비해야 했고, 15분마다 한 명씩 시험장이 있는 본관 건물로 이동해 시험관들 앞에서 설교를 해야 했습니다. 설교 하러 가는 도중 길에 쓰러져 있는 학교에서 미리 준비한 연기자를 보고 34명은 그냥 지나쳤고 설교했습니다. 6명만 쓰러진 사람을 도와주었습니다. 34명은 지식과 기술은 있지만 공감능력이 없었지만, 6명은 공감능력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공감능력은 다른 사람이 느끼는 것을 나도 느낄 수 있는 능력입니다. 그럼 공감능력이 좋은 6명의 학생들이 인공지능보다 더 낫고 대체되지 않을 수 있을까요? 아닙니다. 지금의 시대는 서른 네명이 한 일, 즉 설교하는 것, 그리고 여섯명이 한 일, 즉 구조하는 것을 인공지능 로봇이 얼마든지 잘 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대체되지 않는 인간이 될 수 있다는 말일까요? 저자는 이야기 합니다. “이 시대는 공감능력이 있는 6명의 학생이 힘을 합쳐 프린스터신학교 내에 고통받는 사람들을 돕기 위한 단체를 만들고 실제로 지역 사회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더 나아가서 전 세계 각지에 있는 신학교에 비슷한 기관을 만들어서 전 세계에 영향을 미치기 시작한다면, 또는 인류의 역사에 영향을 미치는 위대한 이타주의적 삶을 살기 시작한다면, 어떨까? 인공지능이 이 세 종류의 삶을 흉내라도 낼 수 있을까? 절대 불가능하다.” 인간이 함께 힘을 합쳐서 선한 일을 하는 것은 인공지능이 할 수 없다는 뜻입니다.

저자는 인공지능에 대해 깊게 연구한 사람을 만나 오랜 시간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다고 합니다. 그 연구자는 크리스천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의 입에서 나온 말이 모든 인간은 궁극적으로 예수처럼 살아야 할지 모른다. 인공지능은 그런 삶을 흉내조차 낼 수 없을 테니까 말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는 두 가지입니다. 인공지능에겐 없는 공감지능이 우리에게 있다는 것인데 이것만으로는 인공지능에게 대체될 수 있다는 사실, 그러나 우리가 함께 공동체가 되어 협력하여 선한 일을 도모할 때 4차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일꾼들이 된다는 것입니다. 두 번째는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이타적인 태도가 시대를 거슬러가는 중요한 인재상이라는 사실입니다. 예수 그리스도가 어떤 분이셨는지 꼭 연구해 보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 책에서 말하지 않은 세 번째, 어쩌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를 말씀드리고 훈사를 맺겠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와 같은 인재상이 되어야 하겠는데 그러기 위해서 필수적인 것이 무엇일까요? 바로 영성입니다. 이 시대는 지성을 요구하지 않습니다. 인공지능은 이미 오래전에 지성을 뛰어넘었습니다. 정보가 필요하면 사람보다도 네이버와 유투브에 물어보는 시대입니다. 인성도, 윤리적인 부분도 따라잡고 있습니다. 감정적으로 대응하지 않는 로봇이 더욱 이성적이고 공평합니다. 그러나 영성은 로봇이 대체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근본적으로 하나님의 형상으로 만들어진 영적인 존재이고 인공지능은 말 그대로 인간이 만든 것이기 때문입니다. 제가 생각하는 영성의 정의는 이렇습니다. ‘오늘도 하나님 앞에서 최선을, 오늘도 주님 안에서 기쁘고 감사한 삶을, 오늘도 성령님의 인도하심 따라 부끄럽지 않고 추하지 않는 아름다운 선택을 하는 것입니다.’ 오늘 아침에 제가 총장실에 출근하자마자 하나님 앞에 무릎꿇고 졸업하는 여러분들을 위해 기도한 내용입니다. 성경이 소개하는, 천지만물을 창조하신 하나님, 자신의 아들 예수 그리스도를 죽이기까지 우리를 사랑하신 하나님, 예수 그리스도가 왕으로 다시 오시고 새하늘과 새땅을 다스리실 하나님을 믿고 따르는 영적인 사람은 절대 대체될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그동안 개신대학원 대학교에서 지성을 쌓기 위해 물심양면을 다하였습니다. 그 결과로 여러분은 영광스러운 석사, 박사학위를 받게 되었습니다. 정말 수고하셨고 자랑스럽습니다. 그리고 이곳에서 만난 동문들과 교수들과의 관계 속에서, 그리고 하나님이 허락하신 상황들 가운데 여러분의 인성, 인품의 성장이 있었을 것입니다. 이것은 돈으로 주고 살 수 없는 값진 것입니다. 졸업 후에도 배운 것으로 홀로가 아닌 동료들과 서로 협력하고 함께 힘을 합쳐 더욱 널리, 더욱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개신인이 되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 또한 이곳에서 학업과 인간관계를 병행하며 하나님을 더욱 만나고 의지하게 된 영성의 훈련을 꾸준히 이어간다면 여러분의 지금과 미래는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오늘 받게 될 졸업장은 종이 한 장에 불과하지만 그 안에 여러분의 전인격적인 성장이 담겨져 있습니다. 적어도 한번쯤은 포기도 하고 싶고, 여러모로 불안하고 어려움도 많았겠지만 이 모든 것을 다 이겨냈다는 증표이기도 합니다. 이후로 세상에 나아가서도 이 기간을 기억하며 주 안에서 날마다 죽고 날마다 승리하시는 개신 졸업생이 될 것임을 믿습니다.

 

여러분의 새로운 시작을 진심으로 축복합니다.